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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 해지 화면은 가입 화면과 같은 기준으로 설계합니다
공정위 제재와 새 가이드라인으로 보는 구독 해지·갱신 화면의 설계 기준입니다.
구독형 앱을 운영하다 보면 해지 화면을 이탈을 막는 마지막 관문으로 보기 쉽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 화면이 이미 법 집행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025년 10월 구독 서비스 사업자들을 해지 안내 문제로 제재했고, 2026년 10월에는 사업자가 화면을 설계할 때 참고할 가이드라인을 새로 내놓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두 자료를 바탕으로 해지와 갱신 화면을 어떤 기준으로 점검해야 하는지 정리합니다.
공정위가 실제로 문제 삼은 화면
2025년 10월 공정위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음원, 쇼핑 분야의 4개 사업자에게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시정명령과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웨이브와 벅스는 남은 기간을 쓰다가 끝나는 일반해지와, 신청 즉시 끝나고 남은 금액을 돌려받는 중도해지를 모두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용권 구매 단계, 해지 단계, 자주 묻는 질문에서는 일반해지만 자세히 알리고 중도해지는 거의 안내하지 않았습니다. 공정위는 이를 해지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정보를 감춘 기만적인 해지 방해로 판단했습니다.
벅스 의결서를 보면 안내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일부 할인 이용권의 구매 화면과 모바일 웹의 해지 단계에는 중도해지 안내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정위는 그 이용권의 가입자 비중이 작고, 많은 소비자가 PC 웹이나 앱에서 구매와 해지를 한다는 점을 들어 소비자가 충분히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어딘가에 적어 두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안내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 가격을 올리면서 앱 첫 화면 팝업에 동의 버튼은 크고 눈에 띄게, 보류 버튼은 작고 구석에 두었습니다. 결제 버튼 문구에도 인상 동의를 함께 넣었습니다. 공정위는 이를 소비자를 기만적으로 유인한 행위로 보았습니다. 과태료는 사업자별로 수백만 원 수준이었고, 네 곳 모두 조사 과정에서 화면을 스스로 고쳤습니다.
눈여겨볼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공정위는 중도해지를 아예 두지 않고 일반해지만 허용하는 다른 구독 서비스들도 심의했지만, 어느 방식이 소비자에게 유리한지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결론을 미뤘습니다. 즉 제재의 기준은 어떤 해지 방식을 택했느냐가 아니라, 운영하는 방식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렸느냐였습니다.
새 가이드라인이 정리한 기준
2026년 10월 6일 공정위는 다크패턴(소비자의 착각이나 부주의를 유도해 불리한 선택을 하게 만드는 화면 설계) 방지 가이드라인을 배포했습니다. 그동안 여러 문서에 흩어져 있던 기준을 13개 유형으로 묶고, 유형마다 지켜야 할 사항과 위반 예시를 담았습니다.
해지와 관련해 가장 구체적인 권고는 버튼의 위치입니다. 탈퇴나 가입취소 버튼을 개인정보 수정, 보안설정처럼 소비자가 예상하기 어려운 메뉴에 두지 말고, 로그인 후 첫 화면이나 마이페이지처럼 첫 화면에서 한 번에 닿는 곳에 두라는 것입니다. 또 정기결제 금액을 올리거나 무료 체험을 유료로 바꿀 때는 소비자의 동의를 받고 관련 사항을 알려야 합니다. 2025년 2월 시행된 개정 법령은 이 동의를 전환 시점 전 30일 이내에 받도록 정했습니다.
해지 화면을 판단하는 한 가지 기준
두 자료가 가리키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해지와 갱신에 관한 정보와 경로가 가입할 때만큼 쉽게 보이는가입니다. 가입은 버튼 하나로 끝나는데 해지는 메뉴를 여러 번 뒤져야 하거나, 동의 버튼만 크게 보이고 거절 버튼은 흐리게 처리되어 있다면 그 차이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은 법 준수를 넘어 신뢰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해지가 어려웠던 경험은 나중에 다시 가입하려는 마음까지 꺾을 수 있습니다. 혜택 제안이나 해지 사유 질문을 두더라도, 그 화면에서 해지를 계속하는 선택지가 같은 무게로 보이는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구체적인 위반 여부는 가이드라인 본문의 유형별 예시와 대조해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점검은 담당자가 직접 해지해 보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앱, 모바일 웹, PC 웹 각각에서 가입한 계정으로 해지까지 따라가 보고, 화면마다 어떤 해지 방식과 환급 조건이 보이는지 적어 보십시오. 경로마다 안내가 다르다면 그 차이부터 맞추는 것이 우선입니다.
체크리스트
- 가입까지 걸리는 단계 수와 해지까지 걸리는 단계 수를 나란히 세어 보았습니까
- 운영 중인 모든 해지 방식을 구매 화면, 해지 화면, 자주 묻는 질문에서 똑같이 안내하고 있습니까
- 가격 인상이나 유료 전환 때 동의와 보류 버튼을 같은 크기와 무게로 보여 주고 있습니까
출처
-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온라인 다크패턴 규제 관련 가이드라인 배포 (2026년 10월 6일)
- 공정거래위원회 보도자료, 4개 사업자의 전자상거래법 위반행위 제재 (2025년 10월 15일)
- 국가법령정보센터, 엔에이치엔벅스의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위반행위에 대한 건 (공정위 의결서)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구독 해지·탈퇴·취소? 이제 어렵지 않아요 (2025년 2월 20일, 정책기자단 기사)
